Sunday, May 4, 2008

발리에서 생긴일 (2004)



어제 (2005/8/4) "발리에서 생긴일"을 드디어 다 봤다.

거의 1주일이 걸린것같다. 그 동안 감정이입이 너무 심하게 되서 마치 다른 삶을 산 것같다. 드라마 보며 이러긴 난생 처음이다.

하지원 (이수정), 소지섭 (강인욱), 조인성 (정재민), 박예진 (최영주)

1. 여자는 사랑 받기를 원한다.

정략결혼대상 약혼자인 정재민에게 훌대를 당한 영주는
사랑의 상처를 지우려고 모두 꺼려하는 자카르타지사에 자원한 인욱을 찾아간다.
그곳에 따라온 정재민,
그리고 여행사 가이드 수정.

네사람은 이렇게 발리에서 만난다.

영주 -> 인욱:
"왜 넌 이렇게 가난한거야? 정말 짜증나"
"내가 널 버려도.. 넌 날 버리지마.."


2. 사람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얻으려 하지않는다.

재민은 정략결혼 상대인 영주를 대수롭지않게 여긴다. 잡아놓은 고기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영주가 발리로 혼자 여행을 떠나고 강인욱과의 관계가 심상치않을 것을 보고 영주에게 전에없던 관심을 갖는다.

이때가 영주의 전성기...

이시점에서 수정은 재민에게나 인욱에게나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다.


3. 상황이 감정을 만들다.

인욱은 재민에게 대수롭지 않은 존재였다. 애정없는 약혼녀의 전애인이지만, 하찮은 부하사원... 자신은 하늘같은 회장 아들. 그러나 재민의 형이 능력있는 인욱을 본사로 끌어들이면서 복잡해진다.

인욱에게 능력에서 뒤지고 사랑에도 뒤진다는 생각에 열등감에 휩싸인 재민,

현실을 깨닭고 영주에게서 벗어나려는 인욱은
운명적인 만남을 되풀이하는 수정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하고...

영주 -> 인욱:
"내가 원한다면 애인으로 남아주겠다고 했지?"

인욱 -> 영주:
"선택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냐.. 넌 날 선택할 수 있지만 난 아냐.."
"넌 날 사랑하는게 아냐 갖고 싶은거지.."

그런 상황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고 동정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수정이라는 존재를 경쟁대상으로 바꿔놓는다.

인욱에게 사사껀껀 부딪치며 자존심이 상한 재민은 인욱을 이기기위해 수정을 얻어야했다. 그리고 쉬울듯 결코 얻어지지않는 수정이 그들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재민 -> 수정: 가지마.. 강인욱이랑 가지마!!

양쪽에서 거부당하는 영주의 절망...


4. 사람은 얻을 수 없는 것을 동경한다.

절망적인 수정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재민에게 접근하고, 인욱에게 운명을 느끼나, 이리저리 치이는 수정은 결국 모든것을 갖춘 재민에게 간다.

인욱: 그람시 알아요?
중세시대에만 계급이 있었던 건 아니야,
그들(지배계급)의 헤게모니가 우리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을 뿐이야

인욱: 수정아, 내가 너 좋아하는거 아니?

인욱: 가보지않고는 알수없는게 인생이지만,
궂이 가볼필요없는 길도 있어

재민: 이수정씨,우리도 운명인가?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며..

재민: 엄마! 죄송해요,근데 어쩔 수 없어요..
쟤 하루라도 안보면 나 미쳐버릴 것 같애 그래서 그래..

재민: 니가 원하는건 다해줄께. 내 옆에만 있어.

재민: 도대체 뭘 믿고 이러는거야?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지?
어쨋든. 처음부터 다짜고짜 취직시켜달라그러지 않나,
돈 내놓으라고하지않나.
넌 니가 이쁘다고 생각하지? 그것도 상당히.
그렇지 않고선 나한테 이럴 순 없다.

재민 : 내가 너와 결혼할수없는것처럼 너한테 마음까진 바라지않아
   그냥 내가 너 좋아하는것뿐이야 그뿐이야....

재민 : 널 갖고싶어. 전부다..널 즐겁게 하고싶고,
기쁘게 하고싶고 웃게하고싶어..
    하지만 현실은 반대인거 알아.
언제나 나때문에 얻어터지고 쫓겨나고 울고
   그래서 미치겠어..

재민: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주면 안되냐?

수정 -> 재민: 내가 마음을 주지 않는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예요.

돈과 권력을 가진 재민, 영주는 사랑을 얻을수없었고,
양쪽의 사랑을 받는 인욱, 수정은 가진게 없기에,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었다.

한번 얽히면 벗어나려 할수록 조이는 그물처럼 이들 4명의 처절한 노력은 점점 상황을 복잡하게만들고 결국 비극으로 치닫는다.

모든 상황에서 절대적인 선을 보여주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물론 모든 상황은 드라마틱하다.

그러나 그 상황 순간순간에 보여주는 인간적인 행동, 감정들이 너무도 사실적이고 공감이 간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동안 내가 그들의 삶을 산 것같아 피곤했다.

여전히 천근같은 삶의 무게가 온몸을 적셔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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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와 내가 혐오하는 "파리의 연인"을 비교한 기사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3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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